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더테라피스트=최아룡 칼럼니스트] “코로나 이후의 사회는 예전과 다를 것이다.” “변화된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변화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구나 이런 이야기들에 동의한다. 

 

‘틀을 깨라’보다 중요한 것 [사진출처=언스플래시닷컴] 

그리고 누구나 적극적으로 이런 말들을 한다. 그런데 각자가 자신은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시대에 뒤처진 사람, 다가올 변화에 적응하지 못할 사람이라고 미리 스스로 낙인을 찍었는지도 모르겠다. 변화의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시간을 잠시 돌아보자. 


“코로나 이후의 사회”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코로나 이후의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방식들이 이미 “코로나 이후의 사회”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지겠지. 

 

‘틀을 깨라’보다 중요한 것 [사진출처=언스플래시닷컴] 

하지만 분명 우리는 이미 “코로나 이후의 사회”를 살고 있다. 지금 현재이자, 곧 미래이다. 그리고 우리가 대처해가는 방식이 미래의 모습을 이루게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중국 우한에서 환자가 발생되었다고 WHO에 처음 공식적으로 보고된 시기가 2019년 12월 31일이다. 코로나 사태는 이미 발생했다. 

 

전 세계는 방역을 위해서 이동이 중지되었다.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많다. 재난지원금, 실업급여, 은행대출을 받아 몇 달은 면피하며 살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병이 언제 종식될 지, 그 시기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백신이 개발되면 코로나 감염병 상황이 종식되리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백신이 개발되는 시점은 아무도 모른다. 더구나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속 변종을 만들어가고 있다. 개발되는 백신은 변종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까. 적용되지 않는다면? 무한대의 변종이 발생한다면? 그렇기에 백신이 개발되는 그 시점, 코로나가 종식되었다고 선언하는 그 시점까지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막연히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살아가야 한다. 

 ‘틀을 깨라’보다 중요한 것 [사진출처=언스플래시닷컴] 

그렇다고 해서 내가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조바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 내가 무조건 변화되는 기술문명에 따라가야 할 필요는 없다. 잠시 숨을 고르고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자. 내 생활을 돌아보자. 변화는 시간과 같다. 

 

우리가 예측하기 힘들지만, 미래는 예전과 상당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도래하지 않았지만, 저 멀리에서 살금살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변화들을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변화’라는 이름을 한 연인이 ‘나 잡아 봐라’하면서 숨바꼭질하듯 이리 저리 움직여서 나도 덩달아 그 ‘변화’를 잡기 위해 따라다녀야 하는 것 같이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변화’, ‘변화된 사회’는 그렇게 구체적인 틀을 갖는 물질이 아니다. 고착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가 계속 변종이 생기듯, 우리가 어떤 변화를 받아들이고 체득할 때쯤이면 새로운 변화의 시대가 또 도래한다. 그러면 그때 또 허덕이며 쫓아갈 것인가. ‘변화’와 ‘변화된 사회’는 시간처럼 존재하는 틀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틀을 깰 것도 없다. 우리가 없는 틀을 만들어놓고, 그 틀 안에 우리를 가두고, 그리고 또 그 틀을 깨려고 한다. 

 ‘틀을 깨라’보다 중요한 것 [사진출처=언스플래시닷컴] 

시간은 틀에 가둘 수 없는 개념이다. 하루 24시간, 한 달 30일, 1년 365일이라고 틀을 만들었을 뿐이다. 틀에 꼭 맞지 않고 여분의 시간들이 있다 보니, 음력으로는 윤달이 생기고, 양력으로는 4년에 한번씩 2월 29일이라는 날짜도 생긴다. 시간은 그저 자연히 흘러가고 있으며, 인간이 틀을 만들어둔 것뿐이다. 

 

애초에 틀이 없었던 시간의 흐름을 보자. 자정이 되기 직전인 11시 59분과, 2분이 지나 그 다음날이 되어버린 0시 1분은 큰 차이가 없다. 어두운 정도도 비슷하다. 그러나 1초, 1분들이 쌓여서 2시, 4시, 6시가 되고, 어느새 환한 아침을 온다. 1초, 1분씩 지난 것 밖에 없는 데. 6월 30일과 7월 1일은 큰 차이가 없다. 7월 1일과 7월 2일도 큰 차이가 없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12월 31일이 된다. 12월 31일과 별 차이 없는 1월 1일이 된다. 그러나 6월 30일과 12월 31일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기온이 차이 나고, 낮과 밤의 길이가 다르다. 매시간 똑같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완벽하게 똑같진 않은, 미세한 변화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을 상당한 거리를 두고 돌아보니, 6월 30일과 12월 31일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그렇게 차이가 만들어지는 과정들이 변화(變化)인 것이다. 칼로 물을 자르듯, 벨 수 없는 것이 시간이다. 손으로 물을 담듯 틀에 가둘 수 없는 것이 시간이고, 변화는 시간처럼 일어난다. 

 

‘틀을 깨라’보다 중요한 것 [사진출처=언스플래시닷컴] 

“나는 잘 모른다”는 틀을 만들지 말고, 시간을 돌아보자. 

 

단지 인간이 1년 365일이라는 틀을 만들어서, 2019년과 2020년이라 이름붙이고 볼 뿐이다. 또 각 연도마다 확연히 눈에 띄는 변화들, 사건들을 선택해서, 특이점들을 찾아내고 공통점을 묶어 구분해서 이름 붙인다. 이름표가 붙는 틀을 만드는 것뿐이다. 애초에 틀은 없는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이미 코로나 이후의 사회를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 각자가 이미 변화의 주역이라는 것이다. 내가 선택하거나 거부하는 삶의 방식들에 의해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수동적으로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불러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역시스템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대면 문화도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우리 사회에 로봇이 서빙 하는 레스토랑, 로봇으로 물건을 분류하는 물류 센터는 2019년 이전부터 방송 뉴스에도 소개되고 있었다. 

 

자동 주문시스템도 맥도널드, 버거킹 같은 패스트푸드 점에서 실시된 지 오래였다. 우리가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교통카드나 스마트폰으로 교통요금을 결제하는 모습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충격적이다. 미래도시의 모습으로 여겨질 수 있다. 대구의 지하철 3호선은 모노레일의 무인자동운전 시스템이다. 사업비 절감을 위해 모노레일로 만들어졌다. 

 ‘틀을 깨라’보다 중요한 것 [사진출처=언스플래시닷컴] 

반면 한국에서 아직 시도되지 않는 제도들이 다른 사회에서 이미 진행되기도 한다. 중국은 지하철 요금은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이 아니지만, QR 코드로 상품결제시스템이 정착된 지 여러 해 되었다. 스웨덴의 북유럽풍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IKEA가 2014년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그때부터 매장에는 셀프 결제 시스템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969년 아폴로 11호 우주선이 달나라를 갈 때, 우주선에 탄 우주인과 지구별의 관제센터가 교신하기 위해서, 유선 전화를 쓸 수 없지 않은가. 이미 무선전화, 인터넷 기술은 그 당시에 이루어졌다. 이렇듯 실험적 시도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보편화되었다. 코로나 팬더믹을 통해 전세계에 동시적으로 확산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삶 속에서 이미 익숙해져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당황해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또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해서 주문하고 배송처리를 한다. 온라인 쇼핑몰을 하지만, 문 앞까지 배달하는 배송서비스는 사람이 진행하게 된다. 비대면 문화로 진행하다보니 대면 문화의 가치도 더욱 소중하게 여겨진다. 음악 CD도 사라지는 듯했는데, 레코드판이 새로이 등장하고 있다. 텐트 치고 캠핑가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틀을 깨라’보다 중요한 것 [사진출처=언스플래시닷컴] 

그래서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달리기 출발선상에서 서서 “탕”하는 출발신호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 삶이 살아왔던 시간들, 그리고 일어났던 변화들을 살펴보면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잘 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이 무엇인지 살펴보며 내가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 살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의 시대”라는 틀을 만들어 끙끙 대며 “틀을 깨자!”고 애쓰지 마라. “틀을 깨자”가 아니라, “틀을 만들지 말라”고 제안한다. 우리는 이미 변화 속에 살고 있고, 변화하고 있고, 그 또한 자연(自然)이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어떤 틀에도 갇히지 않는 ‘나’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이 바로 미래이고, 미래는 지금에서 시작된다. 틀을 만들지 말자



관련기사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07-01 19:08:37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INTERVIEW더보기
테라피스트 칼럼더보기
많이 본 뉴스
게시물이 없습니다.
Photo Story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